1년 6개월 간의 스타벅스(바리스타7개월, 슈퍼바이저 11개월)그리고 퇴사.
스타벅스를 퇴사하고 약 2개월 반이 흘렀어요!
저의 스타벅스 근무 썰을 풀어보자면, 저의 경우에 운이 좋게도 주변에 같이 일하던 동료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서 빠르게 슈퍼바이져로 진급할 수 있었습니다. 또 좋은 평가를 받고자, 진급할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열심히 한 것도 있습니다. 따라서 6개월이 지난 후 슈퍼바이져 면접을 볼 수 있었고 스타벅스 사내 규정등, 고객 대응 방법등(메뉴얼)에 대한 것들을 약 1주일간 열심히 공부해서 면접을 보고서 바로 슈퍼바이져로 진급할 수 있었습니다.
스타벅스에서 일을 하다보면 매장 구성원들도 자주 바뀌고(매장간 인원이동이 많습니다), 어떤 매장은 너무 바쁘고 어떤 매장은 너무 한가한 그런 격차도 있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점장님, 부점장님 혹은 나보다 연차가 오래된 슈퍼바이져)을 어떤 사람들을 만나느냐도 일을 즐겁게 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제가 스타벅스에서 더이상 일 하지 못하겠다고 여기게 된 부분을 짚어드릴게요.
(단, 해당 내용은 저의 경우라는 것을 꼭 인지해주셨으면 하고 제 개인 의견이라는 점 이해해주세요)
1. 사람들 간(혹은 매장별) 일하는 업무방식의 차이
2. 지나친 고객 중심의 서비스
3. 고객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매장간 격차가 심합니다)
4. 너무 많은 이벤트들과 마케팅 프로모션 (이프리퀀시 대란)
5. 스케쥴 근무(정말 변동이 심해서..제 시간이 없었어요)
우선 첫번째의 경우, 저는 근속 기간은 정확히 말하면 1년 7개월인데 제 개인적인 사정도 있었고 또, 제가 거주했던 지역이 스타벅스 매장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던 곳 이었기 때문에 1-3번째 매장은 바리스타인 상태에서 있게 되었고 진급하면서 4번째 매장으로 전배 그리고 제 개인적인 사정(이사)로 5번째 매장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전배를 많이 다니다보니 각 매장의 업무 방식, 관리 방식의 차이등에 적응하느라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고 저보다 윗 직급 혹은 더 오래된 슈퍼바이저분들과 업무방식에 있어서 충돌도 있다보니 더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두번째의 경우, 스타벅스에서 자체적으로 서비스를 평가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 점수는 해당 지점에서 스타벅스 카드를 통해 결제한(아님 사이렌 오더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고객들 중 하루 1-2명 정도가 당첨이 됩니다. 이 점수는 지역 내에 있는 모든 스타벅스 지점에서 그 점수를 공유하게 되고 이 점수는 점장과 부점장 평가에 중요한 지표입니다. 또한, 고객의 소리(회사에서 부르는 명칭은 따로 있고 번역하면 고객의 소리 입니다)는 스타벅스 앱에서 바로 불만사항 혹은 칭찬할만한 사항을 고객이 직접 올릴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스타벅스 앱 메뉴 가장 하단에 있을 거에요. 고객은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던가 불만사항이 생기게 되면 이를 통해서 회사에 전달을 하게 되는데 물론, 스타벅스 파트너들이 잘못 응대한 경우도 많지만 간혹 정말 말도 안되는 것들로 불만 사항을 올리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희도 사람이다보니 저희에게 불쾌하게 대하시는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하는게 쉽지만은 않은데 이러한 점수와 고객의 소리로 인해서 참고 감정노동을 하게 되죠.
세번째의 경우에, 매장 간의 격차가 정말 큽니다. 오피스 상권이냐 혹은 주택 상권이냐에 따라서 달라지고 주택 상권에서도 주변 인구가 젊은층이 많은지 중년층이 많은지 혹은 DT매장인지에 따라 다릅니다.저는 모든 상권 심지어 DT매장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솔직히 오피스 상권이 일하기에는 가장 편합니다. 이건 아마 많은 파트너들이 동의할 거라고 생각해요. 완전 오피스 상권의 경우에 주말은 정말 한가하고 평일 점심 혹은 저녁에 바쁘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물론 오피스임에도 주변이 유흥가라면 밤에도 바쁠 수 있겠네요)
상권과 무관하게 제가 일하면서 겪었던 일화들을 풀어보자면, 고객 끼리 대화하다 화가나서 매장용 머그(유리컵)를 집어던진 일, 마감이 가까운 시간대라 손님들이 없어서 다행이었지 정말 큰일 날뻔했어요. 저희 파트너가 맞을뻔 하기도 했구요. 혹은 고객끼리 시비가 붙어서 욕하고 싸우다 경찰까지 온 일등 사실 정말 큰일도 많았는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서 이정도만 말하겠습니다.(여기서는 좋지 못한 점만 적었는데 정말 잘해주시는 고객님들도 많아요. 고생많다며 그 비싼 체리를 큰 검정 봉지에 가득차게 직접 씻어서 가져다주신 고객님도 계시구요…)
네번째, 정말 많은 프로모션과 이벤트들……. 정말 숙지하고 있어야할 것들, 암기해야할 것들, 공부해야할 것들이 매번 생기고 지침, 정책도 매번 바뀌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매번 확인할 수 있는 꼼꼼함과 부지런함이 필요합니다!
마지막 스케쥴 근무는 말 그대로 스케쥴 근무인데, 슈퍼바이져는 기본 7시간 근무에 연장이 들어가면 보통 8시간 근무하게 되고 저는 정말 매장 인원이 너무 빠듯해서 9시간 10시간 근무도 몇 번했어요. 근데 주말 같이 너무 바쁜 시간을 9시간 10시간씩 계속 서서 움직이면서 근무하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정말 녹초됩니다.
저는 위와 같이 퇴사하게 된 이유를 말씀 드렸는데 그럼에도 스타벅스에서 일하는 파트너들이 정말 많다는 점,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과 쿵짝이 잘맞으면 너무 너무 즐겁게 일할 수 있다는 점, 연장 근무 5분 10분에 대한 임금도 정당하게 받을 수 있다는 것들과 업무가 명확히 제시되어 있는 체계와 틀안에서 일한다는 것들이 장점이에요. 그리고 명확히 진급체계가 있기에 열심히 그리고 잘, 오랜시간 일하다 보면 분명 윗 직급으로 올라갈 수 있기도 해요. 이 외에도 신세계 계열사 할인과 매달 복리원두 지급, 비교적 자유로운 연차 및 휴가 사용등등등등등의 장점도 있습니다!
저는 아직도 스타벅스에서 일하고 계시는 파트너들, 저와 친했던 파트너들을 생각하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우선 체력이 정말 좋다는 것과 감정노동에 지치지 않는다는 것(강철멘탈)을 의미하기도 하니까요. 정말정말 단단한 사람들이에요.
제 글들이 스타벅스에서 일하는데 도움이 되셨길, 그리고 스타벅스를 왜 그만 두었을까가 궁금하셨던 분들에게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길 바랍니다.